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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 묵상) 에스더 6장: 이방인의 경고

페르시아의 아하수에로 왕의 아내, 왕비인 에스더는 유대인이다. 그리고 에스더와 사촌 관계였던 모르드개는 왕궁문에서 백성들의 문제를 듣고 왕에게 전달하는 신하였고, 총리대신이었던 하만은 모르드개가 자신에게 몸을 굽혀 인사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를 몹시 싫어했다. 6장에 오면 왕이 잠이 오질 않아 역대 일기를 읽다 모르드개가 자신의 목숨을 살린 것을 기억하고 하만을 불러 자신을 존귀하게 한 사람에게 어떤 대우를 해줘야 하는지 묻는다. 마침 모르드개를 나무에 매달아 죽이고자 왕궁의 뜰에 커다란 나무를 세우고 왕을 기다리고 있던 하만은, 자신을 가리키는 것인지 알고 그를 왕의 의복을 입혀 말에 태워 성중 거리로 다니며 왕을 존귀케 한 자는 이같이 할 것이라 외치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한다. 왕은 그에게 그의 말대로 모르드개에게 행하라고 명령한다.

 

죽이고 싶어하는 사람을 말하는지도 모르고 말에 태워 그를 칭송하며 온 거리를 돌아다녀야 한다고 했으니, 불과 몇 시간 전까지 그를 죽이려는 나무까지 세우고 온 그 아닌가. 게다가 본인이 직접 그 말을 끌고 칭송을 하면서 다녀야 했으니 정말 드라마틱한 장면이지 않은가. 하필이면 그 날 저녁에 왕은 잠이 오지 않았고, 하필이면 여러 책 중에 역대 일기를 읽었고, 하필이면 그 중에 모르드개가 그를 위해 한 일을 읽었고, 하필이면 그 때 성중에 그를 죽이고자 나무를 세운 하만이 있었고, 하필이면 하만은 그것이 자신을 위해 하는 말인 줄 착각한 것이다.

 

하만이 들어오거늘 왕이 묻되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여야 하겠느냐 하만이 심중에 이르되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 하고

에스더 6:6

하만은 왕에게 지극히 충성된 인물일 수 있을 것 같다. 왕을 위해 시키지도 않는 일까지 찾아가며 일하는 그는 어쩌면 그의 능력과 충성을 왕이 알아채고 상을 주려나보다 쉽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 같다. 그의 이런 교만한 마음은 왕이 존귀하게 하기를 원하시는 자는 나 외에 누구리요라는 그의 생각에 잘 나와있다. 본인처럼 왕과 나라를 위하는 마음을 지닌 자가 또 누가 있을까라는 그의 교만한 생각은 사실을 왜곡해 버리게 되고 그에게 비참한 기분을 선사한다.

 

그런 다음 모르드개는 다시 궁궐 문으로 돌아가고 하만은 창피해서 얼굴을 들지 못한 채 머리를 싸매고 급히 집으로 돌아가 자기 아내 세레스와 모든 친구들에게 자기가 당한 일을 다 말하였다. 그러자 그의 아내와 친구들 중 지혜로운 자들이 모르드개가 정말 유다 사람이라면 하만이 굴욕을 당하기 시작한 것이며 그가 계속 모르드개를 대적한다면 결국 파멸될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에스더 6:12-13

 

이 구절이 재미있다. 수치심으로 가득한 채로 집에 돌아와 아내와 친구들에게 자신이 당한 일을 말하자 그들은 하만에게 유대인을 대적하지 말라고 경고를 한다. 그들의 경고는 그들이 유대인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경험했거나 듣고 이를 믿었다는 증거가 된다. 이방인들에게까지 전해진 유대인과 함께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운 일들은 시대를 넘어 성경으로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믿음으로 우직하게 하나님의 길을 걸었던 모르드개에게 닥쳐올 환란 대신 영광을 선사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오늘 나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소망하며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