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자살에 대한 사실과 허구
1. 사실
- 자살자는 경고 사인을 줍니다.
- 자살에 대해서 대개는 양가적입니다.
- 많은 경우 자살은 파괴적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만큼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을 때, 즉 회복기에 일어납니다.
- 모든 자살이 예방될 수는 없지만 대다수는 예방 가능합니다.
- 자살생각은 다시 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구적인 것은 아니며 어떤 경우에는 다시 오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2. 허구
- 자살에 대해서 언급하는 경우, 실제 자살시도를 하지 않는다.
(자살에 대해 언급하는 경우 자살시도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자살 시도자는 절대적으로 죽을 의도를 가지고 있다.
(꼭 죽을 의도를 갖지 않아도 자살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양가감정을 가진 경우도 있고 또는 보이기 위한 의도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 자살 위기 이후의 회복은 곧 모든 상황의 회복을 의미한다.
(자살 위기 이후에는 사회적, 개인적으로 모든 영역에서 주의 깊은 관찰과 회복이 필요합니다.)
- 모든 자살이 예방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방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 한번 자살 생각에 빠지게 되면 항상 그러하다.
(다시 자살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원인
1. 정신질환
자살은 정신질환 또는 정신 병리와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살은 특히 우울증과 깊은 연관성이 있는데 한 연구는 자살자의 약 60% 이상이 우울증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공공보건국에서는 자살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우울증이나 다른 정신질환을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하게 치료하는 것이라고 발표하였습니다.
자살시도자와의 면접조사를 통해 알아본 자살시도의 원인을 보면 정신과적 증상으로 인한 자살기도가 39.8%로 나타났습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던 자살기도에 비해 정신과적 증상이 자살기도의 원인으로 판단된 경우는 자살생각의 강도, 심각도, 자살기도의 치명도가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살의 위험인자로 가장 잘 알려진 것이 과거의 자살시도와 정신과 질환의 유무입니다. 현재까지 연구결과를 종합해 보면, 자살사망자의 90%가 정신과 I 축 진단에 해당하는 정신질환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으며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자살위험성을 높이는 성향이 매우 강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어, 정신과적 치료 개입으로 자살의 위험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주요우울장애로 진단되었던 환자의 2~15%가 자살로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반인에 비해 우울증 환자는 자살 위험성이 13~26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생물학적으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의 기능 저하가 자살과 관련이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절망감이 심하거나 최근 병원에서 퇴원하였거나 자살에 대한 가족력이 있거나 혹은 과거에 자살을 시도한 적이 있는 우울장애 환자가 자살의 위험이 큽니다.
우울장애에서 여성보다는 남성에서 독신, 별거, 이혼, 사별 등 배우자와 동거하지 않거나 혹은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있거나 중년 이상의 나이 든 사람에서 자살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아동기의 상실이나 학대의 경험 혹은 불안 증상이나 알코올 사용의 공존이 자살의 위험을 증가시킵니다.
2. 사회 경제적 요인
자살은 이혼율, 소득양극화, 실업률 등의 사회적 지표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이혼자, 취약계층, 실업자들은 자살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지 절대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대다수는 심리적 회복 능력을 가지고 회복할 수 있지만 이런 능력이 결여되어 있는 경우, 우울증 등의 정신적 어려움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되고 자살위험이 커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한 자살상담기관에 자살 관련 상담을 받은 대상자 중 경제적 이유로 자살을 생각하고 있다고 응답하는 대상자는 약 15%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3. 주관적 건강상태
2018년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성인은 자살생각률이 12.5%로 주관적 건강상태가 좋은 사람(1.9%)보다 10.6% 높고, 남녀와 연령대별 모두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쁠수록 자살생각률이 높았습니다.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의 자살생각률은 남자 7.9%, 여자 16.0%이고, 연령대별로는 청년기 6.5%, 장년기 12.1%, 중년기 12.0%, 노년기 16.4%로 나타나 65세 이상인 노년기에서 주관적 건강상태가 나쁜 경우 자살생각률이 가장 높았습니다.
4. 심리적 요인
자살은 심리적 측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일관성 있게 사랑으로 잘 보살펴 주는 부모나 또는 그 대리 역할을 하는 분들을 가지고 자라난 사람들은 삶에 대한 일종의 자신감을 가지게 됩니다. 나는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고 이 세상에 받아들여질 만한 사람이라는 의식을 깊이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가 된다면, 그 사람은 자살에 매우 취약한 존재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나 그런 취약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삶의 과정에서 새로이 누군가가 나타나 그런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 준다면, 그는 그런 어린 시절의 취약성을 극복할 힘을 가지게 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개인적인 사랑과 관심을 주변에 베풀어 줄 수 있는 건강한 사람들이 그 사회 안에 얼마나 많은가가 한 사회의 자살률을 좌우하게 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5. 사회문화적 요인
자살은 동시에 문화적 측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부모-자식 간의 관계가 가지는 문화적 전통은 자살에 구체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아이들 때문이라고 이를 악물고 살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모든 문화권에서 있기는 하나, 그 정도가 모두 똑같이 나타나는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나’라는 존재의 사는 이유가 바로 자식을 위해서라고 보는 그런 강력한 유대감과 공동 의식을 가지고 있는 문화 속에서는 자식이 자살을 막는 가장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자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서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와 같이 특정 문화에 따라 자살이 쉽게 일어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통계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지난 10년 간 25% 이상이 넘습니다. 이는 OECD 국가의 평균 자살률의 2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진단
당신 자신을 정말 해치겠다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까? 있다면, 다음의 문항에 답을 기입해주십시오. 1. (자살과거력) 이전에 당신 자신을 해치려는 행동을 한 적이 있습니까? 있다, 없다 2. (자살계획) 당신 자신을 정말 해칠 방법에 대해 지금도 생각을 하고 있습니까? 있다, 없다 3. (자살시도가능성) 생각하는 것과 생각을 행동에 옮기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1달 내 어느 때라도 당신 자신을 해치거나 당신의 삶을 끝내겠다는 그 생각을 행동으로 옮길 것 같습니까? 전혀 아니다, 약간 그렇다, 매우 그렇다 4. (보호요인) 당신 자신을 해치려는 당신의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있습니까? 있다 없다 1, 2번 질문 모두 없다고 체크한 경우 3, 4번 질문 중단 -> 자살 위험성 거의 없음으로 평가 1, 2번 질문에서 하나라도 있다고 체크한 경우 3, 4번 질문 자살시도 가능성에 '아니다' 그리고 보호 요인에 '있다'라고 모두 체크한 경우 자살 위험성 낮음 자살시도 가능성에 그렇다 또는 보호 요인에 없다라고 체크한 경우 자살 위험성 높음 |
치료
1. 약물적 치료
자살 고위험군의 진료에 있어 약물 치료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입니다.
조현병, 우울증, 조울증, 불안장애, 성격장애, 중독 등 여러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의 질환이 자살과 연결되어 있고 이들에 대한 약물 치료는 자살 고위험군에서 자살을 예방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울감으로 자살을 시도한 사람 중 15%만이 항우울제를 처방받았다는 보고가 있으며, 자살 시도자들 중 자살 직전에 약물 치료의 비순응을 보이거나 약물 치료를 임의로 중단한 경우도 있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자살과 관련된 정신건강의학과 질환은 다양하므로 우울, 불안, 충동성 등 각기 증상에 맞는 약물 치료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약물 치료가 잘 되는지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살을 시도한 환자들은 자신이 진단받은 병에 대한 약물 치료를 중단하거나 약물 순응도가 낮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용량을 꾸준히 복용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이 중요합니다.
특히 우울증에서 항우울제 처방 이후 기분이 어느 정도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기력감이 나아지면서 자살 시도를 하는 등의 경우가 있으므로 약물 처방 중에는 증상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자살시도를 한 사람이나 자살고위험군의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입원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2. 정신치료
정신치료는 행동치료, 역동정신치료, 지지정신치료 등 몇 가지 형태가 존재합니다. 행동치료는 인지행동치료가 해당되며 문제가 되는 행동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에 중점을 두는 반면 정신역동치료는 자기 이해를 증가시키는 것에 집중하게 됩니다. 지지정신치료는 충고, 주의, 공감 등을 환자에게 비판단적 태도로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살고위험군에 대한 정신치료에서는 장기간 지속되는 무력감, 자존감 및 자기효능감 저하 같은 사회-인지적인 자살 위험 인자들의 변화,
대인관계 문제 해결 능력의 부족, 가정 내 폭력, 양육방식 같은 사회-환경적 위험인자등을 주로 다루게 됩니다.
예방
죽음을 생각하거나 자살 충동이 느껴지신다면 다음을 실시하세요.
1. 지금, 어떤 결정도 하지 말고 멈추세요.
2. 지금, 자살할 때 쓰려고 했던 물건을 치워버려요.
3. 오늘은 술을 마시지 말아요. (수면제 필요하면, 정해진 만큼만 사용해요) 욱하는 마음이 들거나 몸이 망가질 수 있어요.
4. 지금 당장의 문제에만 집중하세요. 한 번에 전부 해결할 필요는 없어요.
5. ‘잘 될 거야', '괜찮아', '나도 괜찮은 사람이야’라고 스스로에게 힘을 주는 주문을 외워요.
6. 나를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들을 기억하세요.
7. 당신을 도울 수 있는 가까운 사람에게 전화하세요. 그리고 말하세요. (가족이나 친척, 친구, 이웃, 선후배, 동료 등)
8. 혼자 있지 말아요. 누군가와 함께해요.
9. 지금, 바로 가까운 병원 응급실에 가거나 보건복지 콜센터(129), 생명의 전화(1588-9191)에 전화하세요. 당신은 도움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10. 심리치료 혹은 정신건강전문가에게 도움을 받으세요.
자살징후
자살징후를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1명이 자살을 하면 주변의 6명이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 자살 징후를 잘 숙지해서 적절하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모두의 정신건강을 위해 좋을 것입니다.
- 농담 식으로라도 자살이나 죽음에 대해 자주 언급합니다.
-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대외적 활동이 줄어듭니다. 또는 반대로 평소에 자주 안 만나던 사람들을 일부러 챙겨서 만나러 다닙니다.
- 술을 평소보다 자주 마십니다.
- 소중하게 간직하던 물건들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 줍니다.
- 죽음에 관한 시를 쓰거나 낙서를 합니다.
- 사후세계에 관심을 보입니다.
- 평상시와 달리 주변을 정리정돈 합니다.
- 평상시보다 더 밝고 평온해 보이며 주변 상황에 초연해집니다.
- 식사량과 수면양이 평상시에 비해 지나치게 줄거나 늘어납니다.
이 행동들의 공통점은 평상시 잘 안 하던 행동들이라는 점입니다. 하나하나의 행동만으로는 자살징후라고 알아내기 어렵지만 최근의 상황을 잘 아는 주변인이라면 위의 징후들 중 두세 개 이상의 모습들을 보이는 경우 알아차릴 수 있을 것입니다. 혹시나 가까운 사람에게서 자살위험징후를 발견하면 질문을 하십시오. 상대방은 당신이 묻지 않으면 스스로 대답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살 위기에 있는 사람들을 돕는 방법
1. DO(해야 할 것)
- 집중해서 차분히 들으십시오.
- 상대방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십시오.
- 수용과 존중의 태도를 보이십시오.
- 상대방의 의견에 대한 존중의 의미를 전달하십시오.
- 솔직하고 진실되게 말하십시오.
- 당신의 관심, 도움의지, 따뜻함을 보여주십시오.
- 상대방의 감정에 집중하십시오.
2. DON'T(하지 말아야 할 것)
- 너무 잦은 질문으로 내용을 끊지 마십시오.
- 감정적이 되거나 충격을 받았다는 느낌을 주지 마십시오.
- 당신이 바쁘다는 뉘앙스를 풍기지 마십시오.
- 베푸는 듯한 느낌을 주지 마십시오.
- 너무 자세히 캐묻지 말고 분명하지 않은 말을 하지 마십시오.
- 과중한 부담을 주는 질문은 삼가십시오.
참고:국가정신건강정보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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