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년에 걸쳐 성전과 자신의 궁궐 건축을 마친 솔로몬은 성전의 단 위에 번제를 드리고 다윗의 명대로 제사장과 레위인에게 직분을 맡긴다. 성전을 짓기 시작한 때부터 마치기까지 흠 하나 없이 모든 일을 완벽하게 해냈을 뿐 아니라 그의 아내 바로의 딸이 이방여인이기 때문에 여호와의 궤가 있던 다윗성에 그녀를 머물지 못하도록 한다.
솔로몬은 하나님이 금하셨던 이집트의 공주를 아내로 맞이한다. 그시절 강대국이었던 이집트와의 동맹이 그의 왕국의 안정과 번영에 필요한 일이라 여겼겠지만, 바로의 딸과의 결혼을 통해 얻은 이집트와의 동맹에 대해 하나님께 어떻게 보셨을까 궁금하긴 하다. 하지만 아직은 하나님의 법을 우선시하고 그대로 행하려고 노력하는 솔로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의 아내에게 절대로 다윗성으로 가지 못하도록 하고 성전을 짓고 이를 유지하는 모든 일에 하나님의 뜻대로 행한 다윗의 기준대로 행했으니 말이다.
이렇게 하나부터 열까지 하나님의 길로 가기 위해 애썼던 솔로몬이, 그래서 세상 누구보다 큰 축복과 영화를 누렸던 그가 끝까지 그 믿음을 지키기 못해 자손들이 끔찍한 일을 당하도록 하는 출발점이 되었다는 사실이 습쓸하다. 솔로몬의 온전한 믿음과 그가 얻은 큰 축복을 묵상하면 할수록 그로 인해 무너지기 시작한 이스라엘 왕국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커진다.
어제의 나의 믿음이 오늘의 나의 믿음을 확인해 줄 수 없듯이, 오늘의 나의 믿음이 내일의 나의 믿음을 대변해 줄 수가 없다. 그렇기에 매일매일 순간순간의 나의 선택과 생각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올바르게 사는 오늘에 힘입어 올바르게 내일을 살아가고자 하는 나의 의지로 인해 만들어질 수 있다. 어느순간 솔로몬은 그 마음을 잃어버렸고 돌이키지도 않았다. 그의 축복이 컸던 만큼 그 결과의 골도 깊고 깊게 패이게 된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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