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성전을 건축하기 위해 갖가지 귀중한 물품들을 준비한 다윗왕에게 하나님은 그의 아들 솔로몬이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기를 명하신다. 덕분에 솔로몬은 아직도 건재한 아버지의 보호 아래, 그에 이어 왕이 될 것임과 왕이 된 후에 자신이 해야 할 일들을 이미 알고 이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시간까지 얻는 축복을 얻었다. 이는 모두 다윗이 하나님이 보시기에 합당한 삶,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삶을 살았기 때문이며, 이에 대한 축복이 솔로몬에게까지 흘러넘치게 된 것이다. 다윗은 기뻐하는 마음으로 앞으로 아들이 하나님의 전을 건축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준비한다. 또한 모든 백성들이 기쁜 마음으로 드리고, 함께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감사하며 기뻐하고 음식을 나눈다. 그 누구도 하나님 전을 위해 드리는 것에 아까움이 없었고, 오히려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시간을 보낸다. 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전심으로 왕을 비롯해 온 백성이 하나님을 한마음으로 높이고 찬양하며 그를 위해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기쁨에 겨워 축제를 벌이는 장면이 뭉클하지만 다시 못 볼 귀한 장면이라는 것이 씁쓸하기도 하다. 이후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불리며 태평성대를 이룰 만큼 크고 강한 나라에서 부귀영화를 누리지만, 결국 자신의 수많은 부인들을 따라 여러 우상을 세우고 섬기며 하나님에게서 멀어져, 이후 그의 왕국은 분열되고 백성들은 여러 나라에 끌려가 노예가 되는 수모를 겪었으니 말이다.
순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그것을 기뻐했던 시간을 함께 보내고 경험했던 그인데, 아버지 다윗이 어떻게 그 왕국을 이루기 위해 험난한 세월을 견뎠는지, 하나님께서 어떻게 역사하시고 다윗과 함께하셨는지 보고 들었을 텐데, 삶의 굴곡을 경험하지 못한 탓이었을까... 세상 누구보다도 총명하고 현명했던 그가 나중에는 하나님의 경고에도 마음을 돌리지 않고 잘못된 길을 선택한다.
왕이 되기까지 20여 년을 광야에서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도망다녀야만 했던 다윗, 왕이 된 이후에도 늘 이웃 나라와의 전쟁을 치러야 했던 그의 삶과, 어렸을 적부터 다윗의 후계자로 세상에서 가장 총명한 자라는 칭호를 받으며 전쟁 한 번 없이 부강한 나라의 왕으로 살았던 솔로몬의 삶을 바라보며 늘 솔로몬과 같은 삶을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그러나 그토록 현명하고 하나님께 충성했던 솔로몬 조차 나이 들어 하나님의 길에서 벗어나 이스라엘을 망하게 하는 길로 가는 것을 보면 그가 누린 부귀영화와 사람들의 칭송, 천명이 넘는 부인과 아이들이 우리가 부러워해야 하는 삶이 될 수 있나 싶다. 생과 사를 넘나들며 편안히 누워 잘 수 있는 방 한 칸 없이 지낸 세월이 20여 년이 되지만, 죽을 때까지 온전한 마음으로 하나님을 섬기며 하나님을 기쁘게 한 자로서의 삶을 산 다윗. 그도 왕이 된 이후 몇 번의 실수를 했다. 하지만 곧바로 그의 실수를 인정하고 하나님께 용서를 구해, 이에 대한 벌은 받았지만 하나님께 인정받는 왕이 되었다. 그러나 솔로몬은 잘못을 돌이키기 보다는 점점 더 나락의 길로 가는 선택을 한다.
어쩌면 인간이란 고난과 시련이 없이는 올바른 선택보다는 자신이나 사회 파괴적인 선택을 할 경향이 높은 동물인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부족함과 나약함을 깨닫고 좀 더 객관적으로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각을 갖추기 위해 시련이 필요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나의 기도가 나의 고난과 아픔이 나를 위한 것이 되고 나와 내 가족, 사회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 되게 해 달라는 것으로 바뀌도록 말이다. 내 삶에 들어온 고난과 시련을 내가 충분히 이겨내고 견딜 수 있도록, 그래서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해 달라는 기도, 오늘은 그 기도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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