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솔로몬에 이어 남유다를 통치한 왕들인 르호보암, 아비얌. 아사, 여호사밧, 여호람, 아하시아, 아달랴, 요아스를 지나 아마샤까지 왔다. 처음부터 하나님의 뜻을 어기며 나쁜 짓을 일삼던, 처음엔 온전히 하나님을 섬기며 그 뜻에 따라 통치하다 결국엔 하나님을 등지고 우상에게 절하며 하나님을 화나게 하던 다윗 이후의 이제까지의 모든 유다의 왕들은 모두 하나님의 진노로 인해 죽음을 맞이하는 걸 보게 된다. 아마샤 또한 하나님이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으나 온전한 마음은 아니었고 나중에는 우상에게 경배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사게 되며, 이를 지적하는 선지자의 말을 듣지도 않는다. 결국 하나님께 돌아선 아마샤에게 반감을 산 무리에게 죽임을 당하게 된다. 신기한 건 한 두명도 아니고 여러 세대를 지나도 지난 세대를 통해 교훈을 얻지 못하고 여전히 똑같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하는 그들에게 하나님은 지치지 않고 기회를 주신다는 것이다. 그들이 조금이라도 하나님께 돌아와 잘못을 시인하며 하나님을 경배하면 그들의 필요를 채우시고 그들의 왕국을 강건하게 만드신다. 그러다 그들이 돌아서면 선지자를 보내 그들이 깨우치길 바라시고 기다리신다. 수십 수백 년이 흐르는 동안 같은 일을 반복하시며 꾸준히 기회를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나의 기도에 응답하시지 않는 하나님에 대해 묵상해 본다.
왜 하나님은 애통하며 부르짖는 나의 기도에 잠잠하실까.
응답하시지 않는 하나님에게 어떤 기도를 해야 하는지 간구하는 기도에 왜 묵묵부답 이실까.
간절한 기도가 나를 고통스럽고 지치게 함으로 언젠가부터 기도는 이를 통해 무언가를 깨닫고 문제를 해결하는 통로라기 보다, 내가 아직 하나님께 돌아서지 않았음을 하나님께 알리기 위한 수단이 되었다.
수많은 시간 동안 하나님과 씨름하면서 난 하나님을 버릴 수 없음을, 이제까지의 나의 믿음을 지킬 수 있게 하신 분이 하나님이심을, 그 하나님이 어떤 성품을 지니시고 어떻게 일하시는 분이심을 깨닫게 하셨다. 하나님을 깊이 알게 되었고 하나하나 깨달을 때마다 나의 믿음의 색도 달라짐을 느꼈다.
그러나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는 나의 현실적인 문제가 매일 나를 고통스럽게 하고 이로 인해 멈춰서 있는 나의 현실이 나를 숨 막히게 한다. 하나님을 더 깊게 알게 되었으나 나를 옭아매고 있는 문제는 나를 멈춰 서게 한다.
나를 뺀 모든 것들은 빠르게 지나가고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지만, 난 어떤 길도 갈 수 없고 문제 상자 안에 갇혀버린 것 같다. 나의 힘으로는 뚫고 나아갈 수 없는 문제 상자. 누군가가 와서 열어 주어야만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이 문을 스스로 열기 위해 오랜기간 수없는 시도를 했지만 결국 돌아온 건 아픈 몸이었고 내가 할 수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그토록 하나님을 등지며 나쁜 일을 일삼던 다윗의 자손들을 보면서도 다윗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기다리시고 참으신 하나님이 나와의 약속도 기억하시어 나의 삶을 하루속히 치유하시길 바란다. 때때로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로 인해 원망을 내뱉을지언정 내가 먼저 하나님을 버리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내가 하나님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린다.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히브리서 13:8)이심을 알기에 이들에게 행했던 성실하신 하나님,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고 나를 넘어지게 하지도 않으실 주님이(시편 121:3-4) 나를 지키시기를 믿기를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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