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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찬양) 십자가 그 사랑 멀리 떠나서

 

 

하나님의 돕는 은혜를 구하며 지내는 하루하루, 그러나 달라진 일상이란 존재하지 않고 매순간을 견뎌내는 것이 벅찬 어느 날부터 난 또 아무로 모르게 눈물을 흘리며 나의 모든 선택을 저주하기 시작한다. 돌같은 내마음을 어루만지시고 다시 일으켜 세우신 주님은 왜 아직 내게 길을 내어주시지 않는 것인지 답답한 마음만 가득하고 이제 그만 나의 기다림을 끝내시고 뭐든지 하려고 하시는 것을 행하시라고 외친다. 나의 생명 또한 쉽게 던져버릴 것만 같은 하루하루.

 

어느 날 “주 나를 보호하시고 날 지키시리” 라는 가사와 음이 생각이 나는데 무슨 찬양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나는 보배롭고 존귀한 주님의 자녀라” 라는 가사가 아프게만 들렸다. 검색을 통해 알아낸 찬양의 제목이 “십자가 그사랑 멀리 떠나서”였다. 듣고 또 들으며 이 찬양을 생각나게 하신 성령님의 이끄심을 구했다. 지난 나의 모든 선택과 행동, 노력과 상황들을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이끄실 하나님을 바라보기를 소원했다. 나의 두려움과 고통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만나기를 기도했다.

 

홀로 비바람 치는 폭풍우 속 벼랑 끝에 서서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며 하나님의 도움을 외치다, 결국 모든 것을 놔버리고 벼랑 아래로 아래로 떨어져 내려간다. 그러다 돌부리 틈 나뭇가지에 걸린 옷자락에 의지해 매달리게 된다. 잠시 눈을 떠 날 아직 숨쉬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고 다시금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도하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아무도 오지 않고 결국 나뭇가지가 부러지면 다시 나락으로 내려가기를 반복하는 인생.

 

이런 수 년에 걸친 나락 가운데 항상 나와 함께했던 분은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욱 하나님 한 분 밖에 보이질 않고 내 모든 원망, 분노, 감사, 찬양, 고통, 슬픔, 아픔, 눈물도 다 하나님께 집중되어 간다.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 나를 고통스럽게 만드는 상황, 나를 돕지 않는 환경이 아니라 나를 잠잠히 기다리고 계시는 하나님에 대해 내 모든 감정들이 향해감을 느낀다. 그러니 하나님은 이제 어쩌실 것인가. 나의 사막같은 인생에 강물과 길을 어떻게 내실 것인가. 이제 이 이야기를 쓰고 싶다.

 

24년 11월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