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침에 찬양이 생각날 때가 있다. 대부분 가사가 다 생각나지도 않고 어느 때는 음만 기억이 나고 가사는 아예 모르겠어서 답답해할 때가 있다. 오늘 아침엔 “모든 영광과 존귀 찬양과 경배를 돌릴지어다”가 떠올랐다. 좀 불편했다. 이제껏 기도로 준비하고 기도로 기다리고 애쓰며 견디다 지금은 기도의 능력에 의심을 하기까지 이르렀기 때문이다. 나의 부족함을 고백하고 나의 한계를 인정하며 더이상의 기다림은 내가 이겨낼 수 없음을, 그래서 하나님의 임재와 도움이 있어야 함을 간절히 기도했지만 상황은 더 안 좋아져 갔다. 그렇게 오랫동안 기도하고 간구하며 고통스럽게 기다리고 있지만 어떤 도움의 손길도 없는 상황이 오래도록 지나면서, 지치고 망가지는 몸을 보며 내가 기다린 세월에 대한 의구심이 들게 되었다. 이런 와중에서 영광과 존귀 찬양과 경배를 돌리는 가스펠을 부르는 것이 어쩐지 자신을 기만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내 안의 성령님이 이 노래를 생각나게 하신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노래의 가사를 찾았고 이 가사가 에베소서 3장을 기반으로 해서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됐다.
에베소서 3장을 찾아 읽어 내려갔다. 옥중에서 바울이 에베소 교회를 생각하며 쓴 편지. 3장에는 바울이 옥에 갇힌 것을 걱정하는 에베소 교인들에게 그의 핍박받음으로 인해 낙심하지 말 것을 부탁한다. 복음의 비밀을 세상에 알림으로 하나님의 지혜와 그 영광을 증거 하게 되고, 그의 고통은 이 복음 확장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그의 환란도 예수님의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임으로, 믿음으로 담대함과 확신을 가지고 나아가기를 요청하는 것이다.
또한 그들 안에 있는 하나님의 성령으로 인해 강건하게 되길 바라며, 그리스도와 항상 동행함으로써 사랑 가운데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지기를 기도한다. 복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그 깨달음으로 인해 모든 믿는 자들과 함께 그 사랑을 행하기를 바라고 충만해지기를 원하는 것이다. 우리를 구원하시고 그 구원의 역사를 널리 전하기를 원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의 구하는 것과 생각하는 것보다 넘치도록 역사하시는 분이시기에 영원 무궁히 그에게 영광을 돌리자라고 권유한다.
어떤 환란 속에서도 자신의 처한 상황이 하나님의 뜻에 있고 하나님을 높이는 일이 됨을 확신하는 바울이기에 쓸 수 있는 편지가 아닌가 싶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분명히 말씀하셨고 그 사랑은 우리의 생각과 우리가 구하는 것보다 넘치는 것이므로 하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성령님이 주시는 담대함과 위로 안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더 깊이 느끼고 묵상하며 충만해지고 사랑을 전하라는 말씀이다.
나의 처한 상황과 상관없이, 나의 기도의 응답의 여부와 상관없이, 나를 구원하신 하나님 만으로도 그에게 영광과 존귀 찬양과 감사를 돌리는 것이 합당한가 다시 내게 묻는다. 나는 그렇다라고 다짐했었다. 그렇다면 나의 아픔과 고통에 귀기울이시고 나를 위로하시며 시험을 감당할 능력과 이길 길을 주시기를 바라지만, 이시간 내가 그것을 느낄 수 없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높으심을 경배함으로 충만해지는 하루가 되길 기도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이 찬양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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