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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찬양) 시편 57편: 모든 상황 속에서

 

어제 아침에 믿음을 굳게 하고 끝이 없는 주의 사랑에 힘입어 모든 순간이 주의 은혜임을 고백하며 나아가자고 그렇게나 다짐을 했건만, 저녁이 되니 마음이 이리저리 갈기갈기 찢겨지며 소망 없어 보이는 이곳에서 도망치고 싶다고 아우성치는 내 마음에 주체할 길이 없었다. 결국 감당치 못할 시험은 주시지 않고 시험 당할 즈음에는 피할 길도 주신다는 하나님이신데(고전 10:13), 내게는 감당치 못할 시험도 주시고 피할 길도 주시지 않으니 성경이 거짓이거나 하나님은 계시지 않는 것 아니냐며 외치며, 몸부림치듯 밤을 보냈다.

 

아침이 오고 또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 숨막히는 하루하루

 

오늘 아침엔 내 영혼이 확정되고 확정되었사오니….”란 찬양이 떠오른다. 이건 또 뭘까…… 뭐가 확정되었다는 건지…. 그냥 나오는 대로 불러봤다. “내 영혼이 확정되고 확정되었사오니 믿음의 눈 들어 주를 바라봅니다…”

……괴로웠다. 수 십개로 쪼개진 내 마음의 조각들이 나의 몸 밖으로 튕겨져 나와 사방으로 달려나가고 싶어하는데 매일 아침마다 주어담고 보듬고 쳐서 붙잡으라는 메시지를 받는 것 같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이 확정되었고 내 마음이 확정되었사오니 내가 노래하고 내가 찬송하리이다(시편 57:7).”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동굴로 숨어 들었을 때 하나님께 올렸던 찬송이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쫓기는 상황에서, 이 끔찍한 재앙에서 건져달라는 기도 중에, 여전히 그는 그의 믿음을 결코 버리지 않으리라는 다짐을 하나님께 드리고 있는 것이다.

 

내 혼이 사자 중에 처하며 내가 불사르는 자 중에 누웠으니 곧 인생 중에라 저희 이는 창과 살이요 저희 혀는 날카로운 칼 같도다(시편 57:4).”

이처럼 그를 쫓는 원수들의 무리에 둘러싸여 그들의 창과 화살, 날카로운 칼이 언제 그를 덮칠 치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는 계속해서 하나님을 높이며 찬양하고 경배한다. 하나님을 의지하고 그에게로 달려갈 것임을 다짐한다.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오며 열방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 대저 주의 인자는 커서 하늘에 미치고 주의 진리는 궁창에 이르나이다. 하나님이여 주는 하늘 위에 높이 들리시며 주의 영광은 온 세계 위에 높아지기를 원하나이다(시편 57:9-11).”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찬송하고 그의 인자와 진리 영광을 노래할 수 있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에서 온 것일까. 그 담대함과 단호함은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

 

그는 두렵지 않았을까.

 

어찌 두렵지 않았을까. 생사의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고 동굴 안으로 피신해 있는 그에게, 당장 내일 자신이 살아있을 거라는 확신도 할 수 없는 때에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그도 두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두려움 보다는 그를 사랑하시고 이끄시는 하나님이 그를 위해 모든 것을 이루실 거라는 믿음을 지키기로 다짐했고, 그가 믿는 하나님의 높으심과 인자하심을 찬양함으로 담대해질 수 있었다.

 

오늘 아침 내게 주신 이 찬양에는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을 높이고,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해 모든 것을 이루실 하나님을 믿으며 주를 찬양하길 바라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들어있는 것 같다. 여전히 내가 하나님 안에 거할 때 내 믿음이 강하고 담대한 것임을 보이는 것이라 말씀하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