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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찬양) 주 은혜임을

 

 

 

 

어제 에베소서 3장을 묵상하며 내 믿음의 처음으로 돌아가 내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믿고 그의 사랑으로 인해 구원받았음을 다시금 되새기며 나를 동요하게 하는 모든 문제로부터 나의 믿음을 지키기로 다짐했다. 그러나 나의 다짐이 나의 문제를 사라지게 하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나는 문제와 씨름하고 있고,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덮쳐오는 거대한 파도에 몸을 맡기며 같은 다짐을 반복해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직면한다.

 

오늘 아침에는 "세상 소망 다 사라져가도 주의 사랑은 끝이 없으니 살아가는 이 모든 순간이 주 은혜임을 나는 믿네라는 구절이 생각이 났다. 세상 소망이 다 사라져 가도 주의 사랑은 끝이 없다는 구절이 예전에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은 나를 사랑하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세상 소망이 다 사라진다는 구절이 가진 절절하고도 먹먹한 감정에 대해선 잘 와닿지 않았고 그 인생을 내 인생에 대입해 볼 생각조차 못했다.

 

내가 가진 소망이 하나하나 사라져감을 바라보면서도 그 순간 순간들을 주의 은혜라 고백하는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난 이런 마음들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혀 있었던 유대인들을 생각한다. 열흘만 참아보자 일년만 견뎌보자 매순간 새소망을 가지며 하루하루를 견뎌보려는 그들에게, 흘러가는 시간은 소망의 불씨를 꺼트리는 것 이외에 다른 도움을 주지 않는다. 오늘 죽을지 내일 죽을지 모르는 그 순간에 끝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노래하며 하루하루가 그의 은혜임을 다짐하는 찬양이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그것이 사실이라 믿는다면 그들은 그 하루를 견딜 수가 있다. 소망이 사라져가는 그 시간에도, 여전히 나를 사랑하시어 나의 상한 마음을 보시고 홀로 눈물 흘리는 나를 아심으로, 그의 은혜로 나를 세우시고 사랑으로 채우시는 하나님이심을 믿는 것이다.

 

그 믿음을 잃지 않게 하려고 오늘 이 찬양을 생각나게 하셨나 보다.